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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C&DMC/글

버단/봄바람 휘날리며~









* 버단이 헤어지지않고 가족들이 천사쪽 진영에서 보호받는다는 설정. 솔직히 네필림 능력 너무 씹사기인 것 같다. 그러니까 죽이려들지 말고 양쪽에서 탐내도록 하자,,
* 단테 진짜 사랑받고 크면 넘나 귀여울 것 같은대ㅠ,,, 심지어 형이 너무 어화둥둥해서 더 귀여울듯ㅠ
* 개그물,,,시트콤,,,캐붕대잔치ㅋ ㅋ ㅋ ㅋㅋㅋㅋ어이가 없어서 웃길지도 모릅니다,,,,,,,,언제 연애해ㅠ
















살면서 이런 생각 한번쯤은 해볼 것이다.
설마 이것보다 더 최악일 수 있을까?
모두가 알다시피, 그 질문은 차고 넘치게도 긍정적인 대답이 올 수 있다. 아니, 틀림없이 올 것이다. 망할 긍정의 대답, 빌어먹을 머피의 법칙! 안타깝게도 삶이란 운없는 자의 편이 아니다. 이를테면, 쌍둥이 중 운이 지지리도 없는 막내가 그랬다.

꿈자리부터 뒤숭숭하더라니. 이미 그릇에 시리얼을 따랐건만, 냉장고에 우유가 없다는 사실을 단테가 뒤늦게 깨달은 직후였다. 그가 인상을 찡그리며 숟가락으로 시리얼을 뒤적거리자, 과제인지 강의자료인지 모를 종이 뭉치를 들고 나타난 그의 쌍둥이 형이 커피메이커의 용기를 집어들었다. 검은 물을 머그컵에 따라낸 버질이 애꿎은 그릇 바닥이 쓸리는 듣기 싫은 소리와 함께 우유없는 시리얼을 뒤적이는 단테를 보곤 입술 새로 바람이 빠지는 듯한 웃음소리를 흘렸다. 어제 네가 다 마셨잖아. 버질이 조용히 중얼거린 뒤 커피메이커를 다시 정리했다. 그리고는 커피로 반쯤 채워진 머그컵을 식탁에 놓은 뒤 걸리적거리게 빼내져 있던 의자를 식탁 아래로 집어넣었다. 마침내 흐트러진 종이까지 바르게 정돈하자 영 심통이 난 대답이 뒤따랐다. 나도 알아, 지금 기억났어. 머그컵에 든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슬쩍 단테를 돌아본 버질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와우. 버질에게서 열없는 감탄사가 흘러나오자 단테가 버질을 향해 눈길을 틀었다가, 다시 그릇에 고개를 처박았다.

"눈 아래가 왜 그래?"

"잠을 설쳤어. 아침부터 기분 더러워."

"악몽꿨나봐? 내 방에라도 오지 그랬어."

그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버질을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한 단테가 마침내 숟가락을 떠 과자나 다름없는 후르츠 시리얼을 씹었고, 와작와작 소리가 조용한 집을 울렸다. 한 입 떠먹자마자 인상을 찡그린 단테가 다시 의미없이 숟가락만 이리저리 휘저었다. 젠장. 오늘 내내 운이 안 좋을 거 같은 이 기분은 뭐지. 단테가 중얼거리는 소리에 버질이 커피를 홀짝이다 말고 웃었다.

아침부터 심기가 불편한 단테를 보며 버질이 웃던 와중에 통화를 끝낸 에바가 식탁 앞에 섰다.

"오늘 베아트리체가 들를거야. 한 8년만에 보는 거지? 너희도 알겠지만, 7차 협정이 오늘 열리잖니."

"오늘 집에 못 오시겠네요."

버질이 짧게 대꾸하자 에바는 예의 나잇살이 먹지않아 쌍둥이가 어렸을 적과 하나도 변하지 않은 얼굴로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렇지. 단테 잘 챙기렴, 버질. 에바의 따뜻한 말이 뒤따랐다. 버질이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우유없는 시리얼을 세상에 둘도 없는 원수라도 된 듯 노려보던 단테가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머피의 법칙, 머피의 법칙.

"난 그 이모 싫어. 2000살이나 먹고 정신이 나간 것 같다고."

"단테, 말이 너무 험하잖아."

식탁에 다리를 기대고 머그컵에 든 커피로 입을 축이던 버질이 손을 뻗어 단테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렸다.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치워낼까 고민하며 제 형을 잠시 흘겨본 단테가 다시 에바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볼 때마다 나한테 헛소리만 해."

"하긴, 그건 그렇지."

가만히 머리를 쓰다듬다가 멈춘 버질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단테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단테가 고개를 돌려 그의 형을 올려봤고, 버질 또한 그의 동생을 내려보았다. 쌍둥이가 서로 암묵적인 동조를 하자 에바가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베아트리체가 왜? 무슨 말을 했는데."

"날 볼 때마다 가리는 거 없이 잘 먹어야 애를 건강하게 낳는다고 하잖아. 그 천사는 미친게 분명하다고요."

단테가 진저리를 치며 입을 열었고, 버질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저한테는 좋은 애아빠가 될 거랬어요. 무심하게 덧붙여지는 말이 단테의 말을 뒷받침했다. 쌍둥이의 파란 눈동자가 제게 향하자, 에바의 표정은 점점 형용할 수 없는 표정으로 굳어갔다.

"이 미친 참새같은—"

"어머니, 말…."

"엄마가 욕하는 거 오랜만에 들어."

에바가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고, 단테는 조금 기분이 풀린 얼굴로 다시 시리얼을 바라보았다. 내내 단테의 옆에서 머리를 쓰다듬던 버질이 습관처럼 만지작거리는 손을 떼고 제가 가져온 종이를 집어들었다. 단테는 결국 숟가락을 내려놓았고, 아쉬운 얼굴로 시리얼이 든 그릇을 앞으로 밀어냈다. 우유도 없는 시리얼이라니.

"그래, 그 정신나간 천사랑은 엄마가 상의해볼게."

방금 통화를 마쳤던 에바가 다시 차고와 연결된 문을 열며 나갔고, 소리죽여 웃던 단테가 못 말리겠다는 듯 짧은 한숨을 내쉰 버질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멀끔히 차려입은 버질이 집중한 얼굴로 종이를 넘겨보며 커피를 마시다, 저를 쳐다보는 눈길을 느끼고 종이를 살짝 내렸다. 눈이 마주치자 시답잖은 얘기를 하려는 듯 단테가 씩 웃었다.

"난 그 이모가 한 얘기때문에 내가 애도 낳을 수 있는 줄 알았다니까."

"그거 가능할걸."

"뭐? 진짜야?"

웃을 줄 알았던 버질이 퍽 진지하게 대꾸하자, 순식간에 놀란 얼굴로 변한 단테가 거의 소리를 지르듯 대답했다. 진지하던 얼굴이 금새 풀어지며 웃는 표정을 지었고, 단테는 미심쩍은 얼굴로 제 형을 노려보았다. 거짓인지 진실인지 가늠하려는듯 눈을 좁힌 단테가 버질의 얼굴을 훑었고, 버질은 다시 제 종이들을 들어 그것을 눈으로 읽었다. 버질의 얼굴이 완벽히 종이뭉치에 가려졌고, 단테가 벌떡 일어섰다.

"진짜냐니까?"

"우린 혼혈이잖아. 게다가 우리 집 주변에 널린게 천사라서 축복받기도 쉬워. 왜, 임신하고 싶어?"

해명을 요구하며 일어선 단테의 눈 앞에서 버질은 실실 웃는 얼굴로 마주했다. 실없는 웃음이라기엔 퍽 날렵한 그 미소를 보며 단테의 표정이 구겨졌다.

"미쳤어? 그런 이상한 지식은 또 어디서 구한건데?"

"베아트리체 이모가 말해줬거든. 근데 넌 남자라서 같은 종족만 임신시킬 수 있대."

다시 진지해진 버질이 단테를 아래로 훑었다. 그러다 멀쩡하게 근육이 잡혀있을 배 부근에 시선이 꽂혔고, 단테는 주먹을 들어 그의 팔뚝을 쳤다. 아아, 아파. 버질이 감흥없이 뱉어낸 말에 단테가 한 번 더 그의 팔을 때렸다.

"그만 때려. 커피 흘리겠어."

"그럼 그…거 나만 할 수 있는거 아니잖아! 너도 가능하잖아!"

"내 말을 다시 생각해. 그건 중요한 게 아니지. 같은 종족만 가능하다니까. 미안한데 난 너한테 다 양보해도 잠자리에서는 양보할 생각이 없어."

"이상한 소리하고 있어, 진짜!"

금방 새빨개진 얼굴로 변해 제 형이 선택한 단어가 주는 괴리감에 혼이 나가버린 단테를 눈치챈 버질이 재빨리 커피가 반쯤 남은 머그컵을 식탁에 내려두고 뒤로 물러났다. 마침내 다시 빠져나갔던 혼을 되찾은 단테가 씩씩거리며 버질에게 달려들려는 순간 다시 문이 열렸고, 그 사이로 에바가 고개를 들이밀었다.

"오늘 둘 다 집에 빨리 오니?"

"아니요, 오늘 과제가 많아서요. 게다가 인턴쉽 프로그램에 낼 포트폴리오도 정리해야 해요."

"형이 안 된대. 난 차 안 사줘요?"

에바가 미안한 얼굴로 웃었다. 단테를 피해 뒤로 물러났던 버질이 단테의 말에 코웃음을 쳤고, 잠시 가라앉았던 단테가 다시 씨근덕거리며 버질을 노려봤다. 한치의 표정변화도 없이 진지해진 그가 제 어머니 대신 대답했다.

"네가 2년 전에 내 차로 들이박은 집 앞의 가로수 흠집이 아직도 안 사라졌어. 가엾은 나무같으니. 어떻게 시동을 켠 지 5분만에 사고를 낼 수가 있지. 면허는 어떻게 딴 거야, 단테?"

"엄마! 형이 나 무시해요! 빨리 혼내요! 난 형 때문에 집도 못 오고 형 따라서 도서관이나 가야하는데!"

단테가 억울한 얼굴로 변했다. 버질은 이제 웃음을 못 참을 지경이 되어 결국 종이들로 다시 제 얼굴을 가렸으나 들썩이는 어깨까진 감추지 못했다. 에바는 눈을 꾹 감고 입 안의 볼살을 깨물며 간신히 웃음을 참았다. 아악! 왜 둘 다 웃는거야! 왜 웃는데! 단테는 손을 바들바들 떨며 혼자만 억울해서 미치고 팔짝 뛰려 했다. 버질이 입술을 세게 깨물고 겨우 눈만 빼꼼히 종이 위로 내밀어 격분한 단테를 구경했고, 에바는 단테의 눈을 피해 헛기침을 한 뒤 입을 열었다.

"그래, 버질. 일단 단테가 아무리 운전을 못해도 무시하는건 예의가 아니지. 그리고, 단테, 형 말 잘 들어."

"엄마!"

"예, 명심할게요."

단테가 에바를 향해 항의하듯 소리를 높였지만, 막내의 귀여운 짜증은 그들에게 별로 먹혀들지 않았다. 뒤따라 헛기침을 한 버질이 다시 침착함을 되찾고 에바의 말에 답했다.
다들 날 놀리는 게 재밌어? 단테가 신경질이 잔뜩 돋은 목소리로 불퉁하게 말했고, 남은 둘은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침묵했다. 당연하지, 그 무엇보다 재미있는데.

"아, 참. 그 정신나간……흠흠, 죽은 새를 천계로 인도하다가 머리가 조류로 변해버린 것 같은 베아트리체는 그래도 오늘 너희를 보러 올거야. 어쩔 수 없다는구나. 협정 시기에는 천사의 영역에 악마들이 워낙 판을 치잖니. 다행히도 우리 쪽이 먼저 너희들을 보호하긴 했지만, 악마들은 곧 죽어도 너희를 잡아들이겠다고 야단이야."

"머리가 조류,……알겠어요, 조심할게요."

"잘 다녀와, 엄마."

에바가 미소를 띄우며 손을 흔들고 다시 사라졌다. 왜 아빠가 엄마를 사랑하는 지 알 것 같아. 단테가 새삼 깨달은 것처럼 중얼거렸고, 잠시 멍청하게 닫힌 문만 바라보던 버질이 단테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천사들 중에 어머니만한 이단아가 또 있을까 싶기는 하지. 짧은 침묵이 지나고 그가 동의를 표했다.

"어쨌든 베아트리체가 했던 말이 유난은 아니었어. 앞집 여자가 우릴 어떻게 보는지는 알지?"

"왜? 그냥 날 좋아하는 것 같던데."

단테가 씩 웃으며 한쪽 눈을 제법 능청맞게 깜빡였고, 버질은 잠시 입을 다물며 단테를 뚫어지게 쳐다보기만 했다. 왜, 뭐, 왜. 급격히 서먹해진 분위기가 뜨끔한지 단테가 종알거렸고, 버질은 고개를 설렁설렁 저었다.

"이 세상에 어느 누가 널 싫어하겠어? 그걸 말하는게 아니야. 이 때까지 존재했던 네필림이 천사나 악마의 좋은 점만 빼닮는다는 건 모든 무리가 알아. 문제는 아버지가 악마들을 지배하는 왕의 최측근이었고, 어머니는 대천사 중 하나였다는 거지. 너와 나한테 걸린 기대가 커."

"그게 뭐. 우리가 축복받은 피라는 거?"

"순혈을 낳아주길 원하는 걸 막을 수는 없다는 거지."

형의 말에 가볍게 대꾸했던 단테가 그릇에 든 시리얼을 싱크대에 버리다 말고 멈칫했다. 약 5초간의 정적 끝에 단테가 뒤를 돌아보며 버질을 향해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논리적으로 헛소리 하지 마, 진짜 같잖아! 그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한 두 해를 마주한 것도 아니고 태어나서부터 평생 마주한 얼굴을 읽지 못할 그가 아니었기에 버질은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고 말았다.

"네가 뭐라고 생각하든……. 방에 가서 가방 챙겨."

"뭐야, 무섭게 왜 그래. 나는 만인의 단테라고. 날 구속하는건 시험기간밖에 없어."

"하, 하, 하. 재밌네."

버질이 하나도 재밌지 않은 얼굴로 내뱉는 말을 들은 단테가 탐탁치않은 표정을 짓곤 제 가방을 챙기기 위해 돌아섰다. 그리고 들으라는 듯이 혼잣말을 뱉어냈다.

"제기랄. 오늘 하루는 망했어. 꿈부터 이상했다니까. 형이 아침부터 세상을 위해 기꺼이 동생한테 정자를 대주겠단 소리나 하는 걸 듣고 앉아있다니."

"그렇게는 말한 적 없어. 얘기가 왜 그렇게 흘러가."

"아까 전까지 내 배 쳐다봤잖아!"

단테가 금방 몸을 돌리며 불만스럽게 외쳤다. 버질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손에 든 종이로 제 얼굴을 가렸고, 끅끅대며 웃었다. 단테의 표정이 팍 구겨졌다. 형을 목졸라 죽이면 엄마랑 아빠한테 혼나겠지? 단테가 이를 바득바득 갈며 생각했다.

"네 반응이 귀여우니까 그렇지. 그냥 받아들여.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네가 동생인걸."

"진짜 얄미워서 미치겠네. 말이라도 못했으면."

"강의 늦겠다. 내 강의가 아니라 네 강의 기준이야. 난 오늘 오전수업 없어."

"나도 알아! 고맙다, 고마워! 고마워서 미치겠다!"

2층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쾅쾅거리며 계단을 딛었다. 씩씩거리며 올라가는 뒷모습이 온통 토라진 분위기로 가득했다. 너무 놀렸나, 버질이 짧게 생각했으나 그 생각은 가볍게 날아갔다. 너무 재밌어서 멈출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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